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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 재해석: 2025년 대한민국] 부동산 중개업자의 험난한 하루

by 스토리랩 권프로 2025.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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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패인 대한민국에 우리는 살고 있다. 

 잘 나가던 카페 자영업의 성공의 꿈은 어느새 폐업이라는 현실로 직면했고, 주변 지인과 또래들과의 경쟁에서의 뒤쳐짐을 참지 못하고 업종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부동산 중개 업자로 변화를 하고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한지 벌써 5년이 넘어간다. 매년 조금씩 성장해 가는 부동산 거래건수와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카페에 부동산 분석 글들..비록 향긋한 커피향이 나는 카페 사장님은 아니어도 부동산 카페 사장 아니 대표는 내가 될 수 있어! 라며 점점 익숙하고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나의 수완이나 고객들을 대하는 태도 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꽤 많지만,
사실 뭐니해도 나의 외모가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대한민국에서는 외모를 빼놓을 수 없으니까 말이다. 이제 곧 마흔을 앞둔 30대 후반의 나이지만 그렇게 나를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침부터 오늘은 하루종일 바쁠 예정인 날이다.
나는 연신 미소를 지으며 손님을 맞이하는 일을 카페 사장 3년, 부동산 중개업자 5년 정도 하다보니 이제는 얼굴만 봐도 사람들의 유형을 구분해볼 수 있게 되었다. 

1. 선택장애형 : “제가 뭘 좋아하면 좋을까요?” "골라주세요"

09:00 ~ 10:14 

 첫 번째 유형은 30대 초반 남성으로 추정되는 사람이다. 한 겨울인데도 슬리퍼 차림, 추리닝, 모자, 마스크 편한 복장과 더불어 쿨하고 태평하게 지루한 눈매를 보이는 저 사람은 딱 이 유형이다. 
 
직장 근처에 집을 구하고 싶다며 찾아왔고, 봐 놓은 매물은 없다고 한다. 
다짜고짜 추천만 해달라고 말을 시작한다.그래도 나는 프로니까 성실하게 임한다. 

"어떤 컨디션이나 조건을 원하세요?"

"그냥 다 좋은데요, 신축이면 더 좋고, 오래된 것도 좋고요. 고층이면 좋겠지만, 너무 높으면 어지러울 것 같기도 해요! 전세도 좋고 월세도 좋고, 만약에 집을 구하시면 어디로 구하실거에요? 저는 그런 추천 해주시는게 너무 편할것 같아요!"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고 생각 했는데, 밖으로 나왔나보다.  

"아.. 그러면 제 나이 또래  분들 많이 사는 곳으로 추천 해주세요"

이런 유형은 결정 장애가 심한 대신에, 추천 매물을 크게 고민하지 않는 다는 나만의 데이터가 있다. 

"이 동네 처음이신 거 같은데, 우선 월세로 시작해서 전세까지 2-3곳 정도 보여드릴게요! 아마 마음에 드실거에요" 

가까운 거리만 보여줬기에 1시간 안에 빨리 끝났다. 

"오 너무 좋은데요? 셋 중에 진짜 추천하시는 게 뭐에요?" 

그중 가장 비싼 매물을 추천할까 하다, 직장 출퇴근 버스 정류장과 거리가 그나마 제일 가까운 곳으로 추천했다. 
내일 도장 들고 다시 온다고 하며, 오늘 첫 손님을 돌려 보냈다. 

 

2.. 산만함 끝판왕 유형 : “네네~ 어? 뭐라고 하셨죠?”

10:22~10:40

다음 손님은 대학생 커플이었다. 여자친구의 자취방을 남자친구와 함께 알아보러 온 것이다. 그런데 이 남자친구는 별로 관심이 없다. 듣는 둥 마는 둥이었다. 본인이 궁금한 것만 계속 물어봤다. 

“방음이 좀 약한 편이긴 한데요.”

“네네~ 음… 저기, 주차장 있나요?”

“이 집은 주차장이 없어요.”

“아… 네네. 그럼 방음은 어때요?”

핸드폰을 하면서 집중을 하지 않아서 인지, 굉장히 기분이 나쁘게 무례한 청년이었다.
같은 질문이 반복되면서 설명이 끝이 나질 않았다. 여자친구도 조용히 옆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남자는 계속해서 같은 걸 물어봤다. 결국 몇 바퀴를 돌아도 남자는 뭐 하나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 채 떠났다.

월세집 한곳 가서 방을 본지 몇 분 정도 지나자 다음에 오겠다고 그 커플은 나가버렸다. 
허기가 지게 만든 아이들이었다. 다시는 오지 말아라. 

 

3. 탐정놀이형 : “이건 왜 이렇게 되어 있죠?”

12:50 ~ 14:32

세 번째 손님은 40대 여성 투자자였다. 쓴 안경테가 뾰족한 것으로 봐서 딱 봐도 깐깐한 성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집주인이 있건 말건 매물의 작은 부분까지 하나하나 지적했다. 질문이라기 보다는 지적에 가까웠다. 

“이 벽지는 언제 교체된 거죠?”

“작년 8월에 리모델링하면서 새로 바꿨습니다.”

"벽지 색 재질이 조금 이상한데요, 안에 결로가 껴서 그런거는 아닌가요?"

"구조를 왜 이렇게 놓으셨죠? 더 넓게 쓸 수 있을텐데 말이죠?" 

“음… 그런데 조명이 약간 노랗네요. LED인가요? 그리고 이 싱크대는 원래 이런 색인가요?”

“네, 기본 옵션이라 그렇습니다.”

“창문은 단열이 잘 되나요? 겨울에 결로 현상은 없겠죠?”

내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새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결국 그녀와 한 시간 넘게 집을 둘러본 후, 계약은 다음에 다시 고민해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역시나 예상한 결말이었다. 달달한 커피 한잔을 뽑으러 갔다. 스트레스에는 커피 만한게 없다. 

 

4. 그냥 이상한 유형 : “혹시 귀신 있어요?”

15:01 ~ 15:39

네 번째 손님은 뭔가 이상했다. 20대 후반 남성으로 보였는데, 빈 집을 보여주자마자 기묘한 질문을 던졌다.

“혹시 이 집에서 무슨 사건이 있었나요?”

“네? 무슨 사건이요?”

“음… 그냥 느낌이요. 여기가 뭔가 흐름이 이상한데….”

그는 집 안을 손으로 휘휘 저으며 기를 읽는 듯한 행동을 했다.

“아… 네. 특별한 일은 없었어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제가 한 번 재봐도 될까요?”

그는 갑자기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무슨 이상한 어플을 켜고 화면을 이리저리 비췄다.

“어, 여기 약간 파장이 있네요.”

나는 어이가 없었지만, 어쨌든 그는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계약은 하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집이 너무 깨끗해서 오히려 불안하네요.”

나는 웃으며 그를 배웅했다. 다시는 보지 말자 ^^

 

5. 철거머리형 : “혹시 몇시에 퇴근 하세요?"

16:55 ~ 17:10

마지막 손님은 30대 초반의 남성이었다.
집을 구한다는 명목으로 찾아왔지만, 그의 관심은 매물이 아니라 나에게 있었던 것 같다. 
이 일을 하며, 아니 카페 사장 때 부터 종종 있는 일이라 나는 휘둘리지 않는다. 철벽녀 발동이다. 

"이 집 좋네요, 사장님은 어디 근처 사세요?"

"아 저는 경기도 사람인데 이쪽으로 출퇴근 하죠"

"보통 퇴근은 몇시 정도에 하세요?" 

"집 매물 관련 질문 더 안하실 거면, 이만 가시죠! 저도 일하는 중이라서요. 여기서 헤어질게요"

나는 애써 웃으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결론 : 서비스 직종에 분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으신가요?

누군가에 소중한 가족, 친구, 애인인 사람들에게 존중이 필요합니다. 
그 분들이 느끼는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네요.

 


 

탈무드 원문 (출처 : 유대교 랍비 지음, THE 탈무드 미니북, 김영진 번역, 출판사 자화상)

원문 : 현자를 찾아가는 사람들의 유형

현자를 찾아가는 사람들은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1. 스펀지 유형 : 무엇이든 좋다면서 무조건 흡수하려고 하는 유형. 
2. 터널식 유형 : 한쪽 귀로 듣고, 다른 한쪽 귀로 흘려 버리는 유형.
3. 의문이 많은 유형: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꼭 걸러내려고 하는 유형.

당신은 어떤 식으로 전문가의 조언을 대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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