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 상습 얻어먹기 빌런 : 융택
(모 대학교 앞 카페)
경영학과 동기들끼리 종강을 앞두고 마지막 수업이 끝난 후 카페에서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오늘 저녁 과모임 까지 끝나면 이제 몇 개월 동안 여름 방학이라 못 보게 되어 서로에게 아쉬움이 묻어 나왔다.
모두에게 1학년 첫 학기는 정신 없이 지나갔다.
"지연아, 너는 방학 때 뭐 계획 있어?"
"나는 아르바이트 내일 면접 보러가! 카페 알바인데 시급이 생각보다 괜찮더라고"
"오~~ 카페 여신 하려고?"
"뭐래니, 너희는 뭐해?"
"너희 그거 들어봤어? 생동성 알바? 나 그거 몇 번 해보고, 해외여행 가려고 돈 좀 모으려고!"
"생동성 알바?? 그거 위험한거 아니야?"
"뭐 내가 좀 튼튼하니, 문제 없고 남자친구도 꽤 많이 했는데 괜찮다고 하더라고"
"맞아 얘 태어날 때 우량아였대!"
"미X, 진짜?"
다들 즐겁게 웃으면서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이대로 카페에서 조금 더 있다가 다 같이 저녁 모임 장소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그 녀석이 오기 전까지 말이다.
융택은 그녀들과 같은 과 동기이다. 이름도 특이하지만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바로 상습적인 채무 불이행 X 이기 때문이다.
동기들끼리는 이미 유명한 이야기이고, 뻔뻔함이 장착된 융택은 철면피에 여러가지 별명이 이미 존재하는 녀석이다.
"너희들 여기 있었어? 내가 수업 끝나고 잠깐 화장실 갖다 와서 찾고 있었는데. 전화는 왜 다들 안 받니?"
"어.. 전화? 했었어? 우리 너무 신나게 떠들고 있었나봐"
"어 맞어, 안보이길래 먼저 간줄 알고 우리끼리 왔지 그치 얘들아?"
"근데 너는 오늘 집에 안가고 저녁도 함께 갈거야?"
"나? 당연하지! 이제 여름 방학 때 너희들 잘 못 보자나! 그니까 가야지"
둘 씩 화장실에 간다고 나가기 시작했다. 서로 눈치를 보며,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셋 정도 남았을 때 갑자기 융택이 지연을 불러 세웠다.
지연아 나 할말이 있는데 라며 말이다.
"아까 들으니 아르바이트 한다고 하더라고? 맞아?"
"어 이번에 집 근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하려고"
"야 정말 힘들겠다.. 근데 그거 알어? 내가 하는 주식 리딩방 내가 초대해주면 너 금방 돈 벌 수 있어"
익히 융택X의 소문은 알고 있었지만, 지연에게는 솔깃한 얘기였다.
"그거 뭔데?"
"들어봐, 이런걸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고, 소액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게 도와준다는거야!"
"내가 아는 분이 ......(중략) ..... 한번 생각해봐"
라며 융택이 말을 마쳤다. 그렇게 5분 남짓 지났을까? 자리를 떠났던 아이들이 다시 돌아와 둘만의 시간에서 탈출 시켜줬다.
우리는 저녁 모임 장소로 이동했다. 지연은 유정이와 함께 자리를 옮겼다.
"지연아 혹시 융택이가 돈 빌려 달라고 했어?"
"아니 그런 말 안했는데?"
"아 그래? 나한테는 조금만 빌려주면 금방 갚는 다더니, 한달 뒤에야 겨우 받아 냈자나
"너도 혹시 돈 빌려 달라는 거 있으면, 절대 빌려주면 안돼!"
"응 알았어 조심할게"
그렇게 특이할 것 없던, 저녁이 마치고 웃고 떠들고, 하며 즐겁게 놀고 다음날이 되어 방학이 시작 되었다.
막상 방학에는 여유롭게 아르바이트도 하고 자기계발도 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느끼던 지연이었다.
어느날 지연에 카페 가게로 어떻게 알았는지 융택이 찾아왔다.
"지연아 안녕, 나 혹시 커피 한잔만 얻어 먹을 수 있을까?"
"응 뭐라고? 너 여기 어떻게 알았어?"
"아 지난번에 다른 애들이랑 같이 있을 때 함께 들었지 내가"
"뭐 한잔이야 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줄게"
"응 고마워!"
자리로 가져다 준 지연은 눈 앞에서 융택이 노트북을 켜고 열심히 몰두하는 모습을 보았다.
바쁜가보다 하여 다시 자리로 돌아가 청소를 하던 중, 마침 카페에서 융택을 제외한 마지막 손님이 나갔다.
어색하게 둘만 남게 되었다. 둘만 남게되자 융택이 지연을 불렀다.
"지연아, 진짜 고마워 ! 내가 전에 얘기했던 리딩방에서 번 돈이 얼만줄 알어? 아까 사준 커피 값 두배로 내가 다시 줄게!"
"아냐 됐어, 커피 한잔인데 뭐"
"정말 고맙다! 그럼 나 가볼게 그럼"
"어 근데, 나도 그 방 소개해줄 수 있어?, 조금 궁금함이 생겨서"
"이번달은 인원이 꽉 차서 임원들에게 말하기가 좀 어렵고, 내가 다음달에 꼭 얘기해줄게"
"응 나 간다!!"
"어 잘가"
소문으로 듣던 융택과 달리 돈 빌려달라고 안하고, 빌린 커피값 돈을 금방 바로 갚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는 지연은 경계심이 완전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 날 이후로 융택은 계속 지연네 카페에 거의 매일 같은 시간 마다 와서 리딩방 자랑 및 소개를 해주며 커피를 한잔씩 얻어 먹었다. 그러나 초대는 아직이라며 계속 미루어갔다.
방학이 거의 끝나갈 즘, 무더위로 너무나 지친 어느날! 다른 과 동기 유정이 카페로 놀러왔다.
"유정 우리 너무 얼굴 못보고 서로 알바만 하는거 아니야?"
"그래서 내가 연락하고 바로 왔자나"
이런 저런 얘기 중에 유정이가 해준 얘기는 놀라웠다.
유정의 알바하는 곳인 PC방에 출몰했던 융택에 얘기였다.
방식은 유사했고, 유정 역시 마음이 착해서 모질게 내치지 못했던 것이다.
지연과 유정은 하나의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