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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스 ep.07] 술과 영감 나는 작가다. 대본이 있는 연극을 주로 쓰며 살고 있다. 번역이나 필사본 복사 등 부업을 병행하긴 하지만 꽤 본인 일에 자부심을 느끼는 작가이다. 다만 나는 글쓰기의 영감을 얻기 위해 거진 매일 술을 마신다. 술을 좋아한다. 보통 친구 아니면 같은 작가 공부를 했던 모임에 선후배들과 술을 마시곤 한다. 술버릇도 있고, 기억이 끊기는 블랙아웃도 자주 겪는다. 하지만 술 기운 그 덕분에 다음 날 아침에는 토할것 같은 기분과 위장 상태에서야 이상할 정도로 글이 잘 써지는 독특한 특징을 가진 사람이다. 아마 이런 작가는 나 밖에 없는것 같다. 오늘도 그리고 아마 내일도 작품과 글쓰기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재밌는 술자리를 찾아다닌다. 나는 술 마시는 행위를 거의 "영감의 원천"처럼 여긴다. 그날은 평소에 자주가던.. 2025. 1. 8.
[숏스 ep.06] 나는 좋은 팀장이다 월요일 아침 정일 대리는 종화 팀장과 회의실에서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팀장님, 이번 주말도 반납했잖아요. 이쯤 되면 뭔가 보상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보상? 정일 대리, 나 때는 이런 건 기본이었어. 대리 시절엔 주말 반납하며 일하는 게 당연했지. 광고 카피 마음에 들어서 위로 올리려고 채택해주는데 뭐가 그렇게 불만이야?"사실 정일 대리가 한 게 아니고, 몇 년 후배인 은성 대리가 업무한 것을 기반으로 살짝만 수정해서 나에게 갖고 온 사실을 종화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정일은 이 악물고 말했다. "그럼 지금은 팀장님 시대가 아니잖아요. 요즘 사람들은 일한 만큼 보상받는 게 중요하다고요."종화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받아쳤다."그래서 내가 네 카피 보고 뭐라고 했냐? 잘했으면 됐지, 월요일 아.. 2024. 12. 31.
[숏스 ep.05] 행복한 주말 마무리 마라탕 데이트를 마치고 우진은 내일 출근을 위해 주희를 역까지 배웅해 주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녀와의 행복한 데이트는 항상 행복한 여운을 남겨주곤 했다. 특히 오늘은 누가 봐도 나는 무척 행복해 보였음에 틀림이 없다. 내일 출근만 아니었으면 주희와 함께 손 잡고 걸어왔을 거리가 유독 춥게 느껴졌다. 자취방에 도착하여, 거실 불을 켜고, 보일러를 적정 온도로 올렸다. 올해는 짠돌이 우진도 보일러를 참을 수 없는 겨울이다. 그때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아쉽게도 주희가 아니었다. 아버지의 전화는 늘 불편한 감정을 동반하기에 망설였지만, 결국 받게 되었다. 대화는 늘 그렇듯 서먹 서먹하게 시작되었다. 기일이 다가오니 어떻게 할지에 대한 상의를 하려고 전화했다는 말에 우진은 마음이 복잡해졌다. 불편한 기운.. 2024. 12. 29.
[숏스 ep.04] 환상의 팀워크 월요일 아침, 나는 알람 소리에 억지로 눈을 떴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매서운 겨울 동장군 바람 소리가 그의 귀를 때렸다. “오늘 날씨 진짜 미쳤네…” 이불을 걷어내자마자 느껴지는 한기가 너무 싫었다. 주말 내내 월요일 강추위를 예고해 준 기상 예보를 보며 나는 “그래, 월요일도 재택 각이다.” 를 다짐했던터라 아침 시간인 지금부터가 중요하다.책상 위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출근 핑계를 고르는 것. 그는 “출근 핑계 메모장”을 열었다. 거기엔 다양한 상황별 변명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었다.1. 가족 🧑‍🧑‍🧒💞 > 아픔: 2024.11.04 사용 > 병원: 2024.12.07 사용 > 경조사: 2024.10.15 사용 2. 질병 🏥🦠 > 소화기계: 2024.11.2.. 2024. 12. 23.
[숏스 ep.03] 바퀴벌레 꿈 집에 바퀴벌레가 드글 드글했다. 거미, 나방, 애벌레까지 함께 있어서 많이 놀랐다. 그 중 제일 최고의 혐오감을 주는건 역시 바퀴벌레였다. 살충제를 뿌려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그 녀석들이 더 활발해지는 것 같아, 영양제를 준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벌레가 나타난 원인을 없애고 싶다는 충동이 강하게 들었다. 어제 먹다 남긴 서브웨이 빵 조각이었을까? 아니면 달달한 과자였을까? 간식 창고로 들어가려 했지만 문을 여는 것이 두려웠다. 창고 안쪽을 확인하니 내가 의심했던 것들은 원인이 아니었다. 걱정이 안심으로 조금 바뀌기는 했지만, 하지만 여전히 어디서 나타난 벌레 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찰나, 바닥을 가로지르던 바퀴벌레 두 마리 중 한 마리를 슬리퍼로 밟았다. 하지만 남은 한 마리가.. 2024. 12. 22.
[숏스 ep.02] 창문 너머의 진실 이번 주말 중 하루를 회사에 반납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조금 화가 났다. 집에서는 절대 못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매일 가는 집 앞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으며 잔업을 해결하려 했다. 이 카페는 나의 단골 카페이다. 매일 먹는 아이스아메리카노 1잔과 햄치즈가 들어간 치아바타를 2개 시켜두고야 집중을 시작했다. 역시나 주말이라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침대에서 봐야 제맛인 아껴둔 OTT 콘텐츠 재생 버튼에 손이 가고 있음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 1시간이 금방 삭제된 것이다. 그제야 나는 핸드폰을 뒤짚어 두고 주변을 살피기로 결심했다.  아이디어 고갈일 때는 멍때리는게, 특히 휴대폰 화면을 보지 않는게 중요하다. 다음 분기 신상품 믹스 커피 광고용 카피를 월요일 아침까지 보고하기로 .. 2024.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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